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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하늘을 올려다 봐, Don't Look Up

by 성공의연금술 2023. 8. 30.

영화 돈룩업 공식 포스터

지구를 완전히 박살 낼 위기를 발견하다

천문학과 대학원생 케이트 디비아스키와 담당 교수 랜들 민디 박사는 태양계 내의 궤도를 돌고 있는 혜성이 조만간 지구와 곧 충돌할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사실을 발견합니다. 에베레스트 크기만 한 엄청난 크기의 혜성이 지구와 부딪힌다면 지구는 그대로 멸망할지도 모르는데요. 종말을 맞이할지도 모르는 엄청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 인류의 공조가 필수적입니다. 그들은 대통령에게 이 사실을 알리려고 하지만 대통령과 정부 부처의 인사들은 혜성 충돌에 너무나 무관심합니다. 당장 자신들이 받는 정치적 지지와 권력유지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도움을 받는 것에 포기한 그들은 세상 사람들을 움직이기 위해 인기 TV쇼에 출연하지만, 정말 아무도 혜성 충돌 문제 따위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누구에게 스캔들이 일어났는지 그런 가십거리만 소비하는 데에 혈안이 되어 있죠. 온갖 가십과 미디어 소음에 정신이 팔려 있는 세상에 넌덜머리가 난 케이트와 민디 박사는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영화의 제목인 '돈 룩 업'은 굉장히 반어적이면서 풍자적인 메시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발 TV와 휴대폰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고 고개를 들어서 하늘을 봐라, 지금 우리에게 닥치고 있는 재난이 무엇인지 똑똑히 보라는 말을 반어적으로 돌려서 표현한 것이죠. 영화의 제목부터 스토리 전개까지, 영화의 제작진이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무엇인지 이보다 선명할 수는 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독히 현실적이고 진절머리 나는 우리의 모습

돈룩업은 주인공인 랜들 박사와 케이트 외에도 돈룩업이 주고자 하는 메시지를 아주 극명하게 보여주는 조연 캐릭터들이 빛나는 영화입니다. 우선, 대통령 오를린 역을 맡은 메릴 스트립은 영화 속에서 미국 대통령으로 나오는데요. 전형적으로 이미지 정치에 의존하는 인물입니다. 겉으로는 유능한 리더인 것처럼 굴지만 사실 나라를 더 잘 다스리는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죠. 그의 아들은 조나 힐이 연기한 제이슨 오를린인데요. 그는 대통령의 아들이면서 총무장관입니다. 어머니처럼 혜성의 심각성이나 지구의 위기보다는 정치적으로 자신의 위치와 정치적 이득에만 관심이 있는데요. 그런데 심지어 무능하고 멍청한 캐릭터여서 정말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한숨을 자아내는 한심한 캐릭터입니다. 결국 어머니로부터도 버려지는 바보 같은 인물이죠. 마크 릴랜스가 연기한 오렌 세인트 존이라는 캐릭터 역시 관객들의 속을 터지게 하는 가장 빌런 같은 인물입니다. 기술 관련 기업을 운영하는 억만장자이고, 혜성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능력을 가진 회사의 소유주인데요.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세인트 존 역시 그저 자신의 경제적 이익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돈이 너무 아까워서 딱히 지구를 구할 생각은 없고, 문제가 생긴다면 자신만 살아나가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만 믿다가 지구가 아작 나는 거죠.

미디어에 중독돼 현실을 외면하는 사람들

사실 영화를 보면서 초반부에는, 아니 저렇게 심각한 상황인데 사람들이 저렇게까지 무반응인 게 말이 돼? 영화에서 너무 과장했네,라고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 영화가 현실을 너무나 정확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무서워졌습니다. 생각해보니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모습이 영화 속 모습과 하나도 다르지가 않더라고요. 사람들은 당장 내 눈앞에 지구를 파괴시킬 혜성이 눈이 보이더라도 지구가 박살 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고 그냥 살던 대로 살려고 합니다.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죠. 이렇게까지 지구 환경이 오염되고, 지구온난화 문제가 심각해진 상황인데도 사람들은 그저 일상을 살아가느라 무심할 뿐입니다. 저도 걱정은 많이 하지만 사실 대단한 액션을 하는 것도 아니니 다른 처지가 아니고요. 극 중에서 토크쇼에 나간 케이트가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고 아우성을 치는 게 너무 공감 가고 동시에 허탈하고 막막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게 영화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면 좋겠는데, 왜 현실이 똑같은 걸까요? 그래서 더욱 돈룩업의 결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사람들은 살던 대로 살았고, 그런 선택을 내렸고, 그런 결말을 맞았습니다. 이런 생각을 관객들로 하여금 할 수 있게 만든 돈룩업의 제작진이 정말 대단하고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어도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저와 같은 위기의식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부디 많은 사람들이 당장의 편안함과 즐거움을 조금만 내려놓고 이렇게도 아름다운 지구에서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