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창의력과 스필버그의 표현력의 만남
레디 플레이어 원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새로운 역작입니다. 어너스트 클라인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레디 플레이어 원은 최근 열풍이었던 메타버스 신드롬의 내용을 일찍이 영화로 구현한 것인데요. 스필버그 감독은 현실과 가상 세계를 모두 몰입감 있고 실감 나게 느껴지도록 하기 위해 첨단 CGI 기술과 세트 제작 기술을 조합해서 완벽한 비주얼을 만들어 냈습니다. 2045년의 세상을 배경으로 합니다. 현실 세계는 기후, 인구, 경제적 문제로 더 이상 희망을 찾기 어려운 낙후된 공간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즐거움과 희망을 찾을 수 없는 현실 세계를 떠나 오아시스라는 가상 세계에 열광합니다. 실제로 현재도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누구나 집에서 VR, AR 세계를 만날 수 있지만, 영화 속 세상에서는 이 가상현실 시스템이 훨씬 더 발전한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현실을 도피하고 싶을 때마다 이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해 오아시스에 접속해서, 새로운 자아를 만들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으며 새로운 삶을 삽니다. 2018년에 개봉해서 국내에서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며 마니아들을 만들어냈습니다. 국내 관객수는 226만 명으로 높은 흥행 기록은 아니지만, 포털 사이트 네이버 평점 8.72점으로, 영화를 본 관객들은 대부분 화려한 액션과 뛰어난 영상미, 독특한 스토리에 높은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새로운 터전인 가상현실의 수호자
주인공 웨이드 웨이츠는 가난한 마을에서 부모 없이 사는 고아입니다. 웨이드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제임스 할리데이가 만든 거대한 가상현실 세계인 오아시스에서 위안을 얻습니다. 오아시스 안에서 개인들은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고, 원하는 모든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고인이 된 할리데이는 어느 날 오아시스 안에 자신이 숨겨둔 3개의 미션에서 우승하는 사람에게 막대한 재산과 함께 오아시스의 소유권을 상속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깁니다. 웨이드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이 엄청난 이벤트에 도전하는데요. 웨이드는 건터라고 불리는 훈련을 받은 그룹과 함께 퀘스트에 도전하는데, 첫 번째 미션을 해결하는 데에 성공합니다. IOI라는 대기업은 웨이드를 저지하고, 할리데이의 이스터 에그를 찾아 부와 권력을 독점하기 위해 웨이드를 위협합니다. 할리데이가 미션의 힌트로 남긴 80년대 대중문화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며 웨이드의 아바타인 파르자이벌과 아트리미스, 에크, 쇼 등은 IOI와 대적해서 할리데이의 모든 미션을 하나씩 수행해 나갑니다. 이 과정에서 레디 플레이어 원은 평범한 소년, 소녀들이 경쟁자를 따돌리고, 할리데이의 유산이 악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자신들의 유일한 희망인 오아시스라는 세상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러면서도 매력적인 모험을 그려냈습니다.
미래 인류가 살아가는 새로운 방식 엿보기
이 영화는 영화 내용에 대한 사전 지식 전혀 없이 우연히 극장에서 4D로 보게 됐는데요. 아무 기대도 없이 보다가 너무 재밌어서 정말 인상 깊었던 영화입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도 뒤늦게 알았거든요. 정말 SF 작품을 쓰는 사람들은 상상력과 세상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엄청난 것 같습니다. 이 영화가 나올 때만 해도 이렇게 가상세계와 현실세계가 빠른 속도로 가까워질 줄은 몰랐는데, 불과 몇 년 만에 가상세계가 현실세계 만큼이나 커다란 가능성을 지닌 새로운 삶의 터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퍼진 것입니다. VR, AR, 메타버스 등 이 쪽 분야에 대한 발전 속도도 엄청나고 말입니다.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는 2045년을 배경으로 삼았지만, 지금 속도대로면 훨씬 빠른 시점 안에 영화 속에서 구현된 것 같은 가상현실 세계를 충분히 체험하고도 남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지구의 수많은 인류가, 예전처럼 빠른 속도로 경제 성장을 경험하기는 앞으로 점점 어려워질 거고, 나날이 현실의 어려움으로 체감하고 있는 환경 문제도 심각합니다. 경제적 위기, 기후 재난 등 인류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참 많습니다. 그렇다고 비관적으로만 생각할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새로운 삶의 방식을 만들어내고, 그 안에서 인간성을 잃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욕망은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그려진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니까요.